5분도 걷기 힘든 땡볕, 신발 안까지 찰박찰박 치고 들어오는 장맛비가 번갈아 찾아오는 여름철에는 역시 배달 음식이 최고입니다. 더운 불앞에 서 있지 않아도 되는 데다, 최근에는 배달 기사가 따로 없는 음식점의 메뉴도 배달 어플을 통해 손쉽게 주문할 수 있죠. 길을 걷다 보면 자전거부터 오토바이, 소형 승합차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이용해 배달 업무를 하는 기사님들을 부쩍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달 대행 기사의 1900만 원 수입 인증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죠. 과연 배달 대행 기사님들은 모두 이 정도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걸까요?

세 달에 1900만 원 인증한 배달 대행 기사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달 대행 직원의 3개월 급여 인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옵니다. 게시물에는 2018년 5월 4일부터 8월 3일까지 3개월간의 배달 정산 내역을 찍은 사진이 담겨있었죠. 총 완료 건수는 6059건, 총 배송 수수료는 18,898,300 원으로 나와 있습니다. 한 달에 최소 600만 원 이상의 수수료 수입이 있었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사진 아래에는 “3개월 1900만 원, 하루에 60~70건씩 쉬지 않고 일했다 함”이라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제 친구도 1년 넘게 하고 있는데 한 달에 400 넘게 버니까 다른 일 못하겠다고 대학 졸업도 안 하고 있다” 거나 “3달 동안 6천 건이 말이 되나… 아마 두세 명이서 하는 거 아닐까요” 등의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건당 3천 원, 제반 비용은 모두 기사 부담


배달 대행 기사의 이런 수입, 정말 가능한 일인 걸까요? 바이크 튜닝을 소재로 하는 한 네이버 카페에는 배달대행업을 2년 정도 했다는 회원의 조언 글이 올라옵니다. 그는 “가끔 올라오는 깜짝 놀랄만한 액수의 소득 인증은 상위 3% 이내라고 보면 된다”고 말합니다. 이어 “대부분의 경우 하루 평균 50~60개의 배달 콜을 잡으면 되는데 12시간 근무, 25일 출근 기준으로 매출 600만 원 이상 찍으면 상위권 라이더”라고 덧붙였죠. 자신의 동료 중에 하루에 콜을 100개씩 찍는 사람이 실제로 있었지만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배달 대행 라이더의 급여는 보통 건당으로 계산됩니다. 기사 본인이 하기에 따라 한 달 수입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이 때문이죠.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1건 당 배달 수수료는 3천 원 안팎이며, 대행사에서 떼어가는 돈은 건당 200원 선입니다. 기름값, 정비비, 보험료 등도 모두 기사 본인의 부담인 데다 오토바이를 리스하는 경우 하루에 1만 7천 원~2만 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고 하는데요. 한 블로거는 자신의 배달 대행 경험을 포스팅하면서 “하루에 13시간 일해서 13~14만 원 정도 벌었는데 이런저런 비용을 빼고 나면 10만 원 정도 나오더라”며 “결국 최저시급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못한 수입이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물론 일에 익숙해지면 수입은 늘어납니다. 좋은 동선의 콜들을 선점하는 요령도 생기고, 배달 지역의 신호 체계나 교통 상황을 파악하게 되면 평균 배달 시간이 단축될 수 있겠죠. 하지만 자만한 순간 사고는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특히 좋은 동선의 콜을 잡기 위해 운행 중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익숙한 동네라는 이유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효율 좋은 대행 기사 선호하는 업체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음식 배달은 가게에 소속된 배달 기사들이 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최근 배달 대행업이 이렇게 성황인 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크다고 하는데요. 물류 스타트업 바로고, 맛집 배달 서비스 식신 히어로 등에 따르면 작년 1월 배달 대행 건수는 2016년의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배달 기사를 직접 고용하던 업체들이 최저시급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을 느끼며 외부 업체로 배달 업무를 돌리기 시작한 것이죠.

유류비, 보험료. 식대를 전부 부담하는 대신 건당 수수료를 내는 편이 마음 편하다는 것도 배달 대행 기사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좋은 콜을 잡고, 한 건이라도 더 배달하려는 대행 기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배달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도 업주들 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지난해 상반기 기준 업체에 직접 고용된 라이더는 30만 명, 대행 라이더의 숫자는 10만 명 수준이었지만 올해 안에 배달 대행 기사의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배민 라이더, 쿠팡 이츠 쿠리어는 어떨까


배달의 민족, 쿠팡 이츠 등 잘 알려진 배달 어플들은 라이더를 직접 관리하기도 합니다. 배민에는 ‘배민 라이더스’가, 쿠팡 이츠에는 ‘쿠리어’가 존재하죠. 배민에서는 건당제, 파트타임, 주말 풀타임, 시급제+인센티브, 자전거 배달 등 다양한 형태로 라이더를 고용하는데요. 각 타입별 평균 수입과 함께 배민 측이 부담하는 라이더 지원 사항 등이 웹사이트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종합보험에 가입된 렌털 바이크, 직영 정비소, 안전장비 무상 대여, 관리자로 진급 기회 등이 배민에서 라이더에게 제공하는 혜택이죠.

‘배달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서울 지역에서 베타서비스를 시행 중인 ‘쿠팡 이츠’도 역량 있는 배달 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과 관악, 강서, 영등포 양천구 지역 배달 파트너는 시간대 별로 1만 5천 원에서 1만 8천 원의 급여를, 송파, 서초, 강동, 광진, 동작, 마포, 용산, 성동구와 용인시 기흥구, 수지구 파트너들은 1만 3천 원에서 1만 5천 원 정도의 시급을 받죠.

또한 쿠팡 이츠는 지인 추천 시스템을 통해 배달 파트너 확보에 박차를 가합니다. 8월 말까지 신규 기사가 25회 배송을 완료하면 추천을 받은 사람에게 10만 원, 추천한 사람에게 만 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죠. 쿠팡 이츠는 ’30분 배달’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요. 높은 시급을 지급하는 만큼 빠른 배달이 가능한 배달 파트너를 선호하기 때문에 일반 배달 대행 기사들에 비해 더 안전한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