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한 외모와 넘치는 끼를 가진 연예인들은 날 때부터 연예인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연예계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 종사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혹은 꿈을 좇기 위해 데뷔하기도 하죠. 이들 중에는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 법한 대기업 출신도 있는데요. 오늘은 누가 어떤 기업의 전 직원인지, 이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전업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IT 컨설턴트에서 기자 거쳐 배우까지, 진기주


첫 번째로 만나볼 사람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미스티’, ‘이리 와 안아줘’ 등에서 활약한 배우 진기주 씨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강릉, 춘천에서 자랐다는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과학 과목에 두각을 드러내는 우수한 학생이었죠. 중앙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신문방송학을 공부한 그는 삼성 SDS 공채에 합격해 IT 컨설턴트로 근무하게 됩니다. 당시부터 눈에 띄는 외모로 사원 모델 활동을 겸하기도 했죠.

하지만 컨설턴트로서의 일상은 진기주 씨가 상상하던 것과 차이가 있었습니다. 주된 업무였던 기술 영업은 도무지 그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죠. 2년 만에 이직을 결심한 그는 2014년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기자가 됩니다. 2014년 강원 민방의 수습기자로 입사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여기서도 기자로서의 사명감이 부족하다고 느껴져 퇴사를 결정합니다.

진기주 씨가 연예계에 발을 디딘 것은 23회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통해서인데요. “자기소개서를 하도 많이 써봐서 그냥 한 번 써봤다”는 그는 이 대회에서 올리비아로렌 상을 수상하고, 현재의 소속사를 만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는 한 인터뷰에서 “더 이상 신입은 싫다”면서 “시험을 너무 많이 치르고 살았다. 이제는 배우로 정착할 거니까 잘 하는 일만 남았다.”며 배우 일에 집중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LG 전자·대우조선 출신 허성태


아무리 봐도 약간 무서운 인상인데, 대기업 영업맨 출신인 배우도 있습니다. ‘밀정’의 첩보원, ‘범죄 도시’의 독사 등 강렬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허성태 씨가 그 주인공이죠. 지난해 ‘해피투게더 3’에 출연한 그는 배우로 데뷔하기 전 이력을 털어놓는데요. 학창시절 노래방에서도 공부를 할 정도로 성실했다던 그는 부산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한 뒤 LG 전자에 입사합니다. 해외 영업부에서 러시아 시장 LCD TV 영업을 담당했죠. 이후에는 대우조선해양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겨 연봉 7천만 원을 받으며 일하기도 했다네요.

그런 그가 배우가 된 건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였습니다. SBS ‘기적의 오디션’에 도전했고, 탑 5에 들면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죠. 어머니를 비롯해 가족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불확실한 길을 걷겠다는 그를 뜯어말렸지만 연기에 대한 그의 열정을 꺾지는 못했다네요.

전직 대한항공 승무원, 표예진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의욕 넘치는 해맑은 신입 비서로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표예진 씨는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입니다. “서비스직에 소질이 있는 것 같고 대학 생활도 재미있을 것 같아 항공 서비스과에 진학했다”고 밝힌 그는 2011년 대한항공 입사에 성공하고, 2013년까지 2년 반 정도 승무원으로 근무합니다.

대한항공에 재직하는 중에도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했다는 표예진 씨는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자신의 적성에 따라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는데요. 직접 프로필을 만들어 돌려가며 몇몇 웹드라마 단역부터 시작한 그는 2016년 드라마 ‘결혼계약’을 통해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다네요.

의상 디자이너에서 배우로, 배윤경


‘하트시그널’ 시즌 1에 출연하며 시원시원한 외모, 솔직한 성격으로 사랑받은 배윤경 씨는 ‘국민 썸녀’가 되기 전 의상 디자이너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일단 건국대 의상 디자인과에 진학했죠. ‘건대 여신’으로 불리며 학교를 다니는 중에도 데뷔할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부모님을 설득할 수 없었다는데요. “전공을 살려 직장생활을 해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아버지의 말에 4학년 1학기에 이랜드에 인턴으로 입사하고, 인턴 생활 이후 정규직 디자이너로 뽑혀 1년 동안 이랜드에서 근무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배윤경 씨는 퇴사 후 구두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연기 생활을 시작합니다. 이후 지인을 통해 ‘하트 시그널’에 출연하게 되는데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화장품 브랜드 광고 모델로 발탁되더니 ‘조선 미인 별전’, ‘우리가 만난 기적’, ‘누구나 한 번쯤 미쳤었다’ 등 공중파 드라마, 웹드라마를 오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계사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배수정


‘소피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위대한 탄생’ 출신 싱어송라이터 배수정 씨는 영국 명문대를 졸업한 엄친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LSE (런던 전경대) 출신인 그는 ‘위대한 탄생’에 출연할 당시 자기소개서 특기란에 ‘공부’라고 적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졸업 후 영국 회계 법인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던 중,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온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위대한 탄생에 지원했다고 밝혔죠.

뛰어난 가창력, 매력적인 목소리로 심사위원단과 시청자를 모두 사로잡은 배수정 씨는 위대한 탄생에서 준우승을 거머쥡니다. 이후 정식 회계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영국으로 돌아가 작곡 공부를 병행하고, 2013년 4월 귀국하죠. 하지만 바로 데뷔할 수는 없었습니다. 가수 활동과 작곡가 활동을 병행하고 싶다는 그의 소망을 지지해주는 기획사를 만나는 게 어려웠기 때문인데요. 외국인에게 한국어 강습을 하거나 외국계 레스토랑에서 회계 업무를 봐 주며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작곡가 그룹 ‘아이코닉 사운즈’에 합류하면서 원하던 싱어송라이터가 되었고, 다수의 아이돌 음반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씨스타의 ‘굿 타임’, 미쓰에이의 ‘스턱’, 트와이스의 ‘미쳤나봐’ 등이 그의 작품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