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중반에 입사해 정년까지 성실하게 일한다고 해서 그 이후의 삶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평균 수명이 100세까지 연장된다니, 60 세에 퇴직한다고 해도 40년의 인생이 더 남아 있으니까요. 노후를 위해 퇴직금을 활용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드는 이들도 많지만, 생각만큼 이익이 나지 않아 투자금만 날리고 폐업을 선택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다른 대형 프랜차이즈에 비해 폐업률이 현저히 낮은 브랜드는 분명 있습니다. 배스킨라빈스, 교촌치킨, 파리바게뜨가 그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이들 업체의 폐업률은 어느 정도인지, 또 폐업률이 낮은 비결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영업 폐업률 89.2%


자영업 폐업률이 해를 거듭하며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81%였던 폐업률이 이듬해에는 77.7%까지 떨어졌지만, 2017년에는 87.9%까지 치솟았죠. 2018년의 자영업 폐업률은 더욱 상승해 89.2%에 달했습니다. 10 명이 가게를 열면, 그중 9명은 문을 닫는 상황인 것이죠.

폐업률 상승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최저임금 인상 외에도 경기 침체, 경쟁 심화 등의 원인을 고려해 봐야 하죠. 중소벤처기업부가 실시한 ‘2018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시험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는 2017년보다 2018년에 손에 쥐는 돈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원인으로는 경기 침체(88.2%)를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인건비 상승(2.1%)이나 임차료 상승(5%)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였죠.


용이한 재고관리와 까다로운 가맹 허가, 배스킨라빈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되는 집은 드물지만 분명 있습니다. 자영업에 뛰어드는 이들 중 많은 비율이 이미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대형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루가 다르게 상가 건물의 간판이 바뀌는 와중에도 0~1%의 낮은 폐업률을 자랑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존재합니다. 배스킨라빈스도 이들 중 하나이죠.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다른 디저트 전문점들의 폐업률이 10%를 상회하는 동안, 배스킨라빈스의 폐업률은 2.1%에 머물렀습니다. 이후로 계속 낮아진 폐업률은 1%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우선 배스킨라빈스는 오랜 업계 1 위 브랜드로, 경쟁자가 많지 않고 매출이 안정적입니다. 판매하는 제품이 아이스크림이므로, 모두 냉동 보관하기 때문에 재고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죠. 고객의 대부분이 포장을 해 가는 데다 조리할 필요도 없어 재고 관리와 뒤처리가 편합니다.

하지만 배스킨라빈스가 쉽게 문을 닫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까다로운 가맹 허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애초에 매출이 나올 것 같지 않으면 본사가 가맹 허가를 내주지 않죠. 가맹을 희망하는 사람은 직접 상권을 분석해 매출이 잘 나올 법한 자리를 찾아야 하고, 입점 장소를 선정해 창업을 의뢰를 하면 본사에서 해당 상권을 1~2주간 조사하는데요. 상권의 메인 스트리트가 아니면 허가가 나지 않습니다. 아파트 상가에 입주하려면 인근 500 m 내에 6000~6500 세대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죠. 이처럼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개점하는 만큼 일정 수준의 매출이 보장되고, 쉽게 폐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죠.

무분별한 점포 확대 없는 교촌치킨


치킨집은 유난히 폐업률이 높은 업종입니다. 한국 사람들의 대표적인 배달 메뉴인만큼 뛰어드는 업체도 많고, 그만큼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죠. KB 금융그룹의 ‘치킨집 현황과 시장 여건 분석’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창업한 치킨집이 평균 6800 곳인 반면 폐업은 8600 곳에 육박했습니다. 문을 여는 치킨집보다 문을 닫는 치킨집이 훨씬 많은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낮은 폐점률을 자랑하는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교촌 치킨인데요. 다른 치킨 브랜드의 폐점률이 5%에서 10%에 달하는 반면, 교촌 치킨의 폐점률은 0.5%~1%대입니다. 여타 치킨 프랜차이즈와 교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점포 수를 확대하는 방식입니다. 교촌은 가맹점끼리 영업권이 겹치지 않도록 배달 가능 지역을 인구 2만 명 안팎으로 철저히 제한하죠. 2003년에 이미 천 개의 가맹점이 생겼지만 현재까지 가맹점 수는 950 개에서 1,050 개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렌드에 따라 재빠르게 신제품을 내놓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이미 검증받은 주력 메뉴에 집중한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신제품이 너무 자주 나와 메뉴 가짓수가 많아지면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운데요. 오리지널, 허니, 레드 등 개성 있는 스테디셀러에 힘을 실어 집중도를 높인 겁니다.


까다로운 입지 선정, 파리바게뜨


‘빵집’ 하면 한국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는 아무래도 파리바게뜨일 겁니다. 역시 0~1% 정도의 폐점률을 유지하고 있는 파리바게뜨의 가장 큰 비결은 상권 분석 노하우에 있다는데요. 한 대형 분식 프랜차이즈 대표는 “파리바게뜨 옆에 매장을 내는 게 우리의 입점 전략’이라고 말했을 정도죠.

파리바게뜨가 중요시하는 매장의 입지는 ‘모이는 상권’입니다. 유동인구가 많더라도 머물지 않고 이동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면 매장 자리로 부적격한 것이죠. 이를 위해 파리바게뜨에서 체크하는 것은 횡단보도가 있는지, 정류장이 있는지, 주차공간이 있는지입니다. 지나가는 사람과 잠시 멈춰 기다리는 사람, 목적이 있어 그 장소를 찾은 사람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인데요. 병원이나 관공서처럼 집객력이 높은 건물은 임차료가 비싸더라도 그만한 가치를 한다네요.

유동인구의 동선도 고려합니다. 서로 입구가 반대로 나 있는 지하철 입구들 사이는 지나가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선정에서 배제하죠. 지하철역 근처라고 무조건 입점하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또한 실외기나 지하철 환풍구가 있어 행인들이 접근을 꺼리는 자리도 입점을 피한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