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에서 열리는 패션위크는 셀렙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큰 이벤트입니다. 과거에는 패션 에디터와 바이어, 그리고 소수의 연예인들만 패션쇼에 초대받았다면 이제는 유명 패션 유튜버나 블로거들도 메인 쇼의 좋은 자리에서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죠. SNS를 통해 쇼의 정보나 실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다 보니 가끔은 불청객이 나타나 관계자들을 당황시키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10월 1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 2020 S/S 파리 패션위크에서 일어난 일을 살펴볼까 합니다.


갑자기 런웨이로 뛰어든 여성


샤넬 쇼는 매 시즌 패션위크에서 가장 주목받는 패션쇼 중 하나입니다. 전통 있는 최고의 패션 레이블답게 드라마틱한 연출로 늘 관객의 눈을 사로잡죠. 지난 10월 1일 있었던 2020 S/S 쇼에서는 파리 아파트의 전형적인 지붕 디자인을 런웨이로 구현했고, 모델들은 샤넬 특유의 트위드 의상을 걸친 파리지엔이 되어 지붕 위를 활보했죠. 그런데 쇼가 한창인 와중에 객석 뒤편에서 한 여성이 런웨이로 돌진합니다. 샤넬 트위드 투피스에 드레시한 모자를 쓰고 퀼팅백까지 든 그는 모델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천연덕스레 워킹하기 시작하는데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다른 모델들은 계속 걸었지만, 코너에 있던 톱모델 지지 하디드는 달랐습니다. 그는 여성이 더 이상 런웨이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은 뒤 어깨를 잡고 무대 밖으로 안내했죠.


지지 하디드에게 사과 영상 띄워


이 깜짝 쇼를 펼친 여성의 정체는 프랑스의 코미디언이자 유튜버 ‘마리 브노리엘’입니다. 파리의 명문 엘리트 학교인 시앙스-폴리티크(파리 고등 정치학교)를 졸업한 후 유명 연기학교에서 연극까지 공부한 마리는 현재 23만 4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인데요. 정치와 외교, 연극 등 다양한 주제의 영상들이 올라오긴 하지만, 그의 유튜브 채널의 이름은 ‘Marie S’infiltre(마리가 침입하다)’입니다. 그가 패션쇼에 침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는데요. 프랑스의 란제리 브랜드 ‘에탐’의 런웨이에도 올라선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때는 사람들이 마리의 등장을 연출의 일부라고 여기는 바람에 끌려나가는 대신 환호를 받으며 오래도록 무대를 활보했죠.

이번 샤넬 사건 이후, 마리는 영상을 통해 지지 하디드에게 사과합니다. 그는 “정말 미안하다. 나는 당신을 정말 좋아한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며 자신의 마음을 전했죠. 이어 “이제 우리는 베스트 프렌드가 아니냐”며 너스레를 떤 그는 “나에게는 초대장도 없었다. 세계 초일류 패션 쇼인만큼 굉장히 흥분되는 일이었다.”고 덧붙였죠. 지지 하디드는 이 사건이나 마리의 사과에 대해 아직 언급한 바가 없다네요.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바지를 잡고 늘어진 남자


이번 파리 패션위크에서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가수 겸 배우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루이비통 쇼를 관람하기 위 루브르 박물관을 찾았다 봉변을 당했죠. 아내와 함께 쇼장으로 입장하려는 그에게 웬 남성이 달려들어 바지를 잡고 늘어진 겁니다.

결국 경비원들에 의해 끌려나간 이 남성의 정체는 우크라이나 방송 리포터 출신의 비탈리 세디우크입니다. 그의 엽기적인 행각은 이미 수년 전부터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그 역시 마리처럼 패션쇼 런웨이에 침입한 경력이 있습니다. 마리는 그나마 옷이라도 갖춰 입었지만, 2014년 뉴욕 패션위크 무대 위에 오른 그는 호피무늬 팬티와 빨간 양말, 검은색 트렌치코트에 왕관을 걸치고 나타나 관객과 관계자들을 경악하게 했죠.


세디우크의 상습적인 기행


저스틴 팀버레이크 외에도 그에게 봉변을 당한 거물급 스타들이 많습니다. 2013년 아델이 그래미 수상 연설을 하는 동안에는 행사장에 난입했다 체포당했고, 2014년에는 아내 앤젤리나 졸리의 영화 시사회에 참석한 브래드 피트를 공격했죠. 한 시상식에 참석한 레오나드 디카프리오와 브래들리 쿠퍼의 하체를 붙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고, 칸 영화제에서는 여배우 아메리카 페레라의 드레스 밑으로 얼굴을 들이밀어 모두를 기겁하게 만든 바 있습니다.

‘유명한 것으로 유명한’ 킴 카다시안 역시 그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2016년 파리 패션위크 기간 동안 한 레스토랑을 찾은 카다시안의 엉덩이에 입을 맞추려 했죠. 이런 성추행은 비단 여성 셀렙에게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2012년 ‘맨 인 블랙 3’ 시사회 차 모스크바를 찾은 윌 스미스에게 기습 키스를 했다가 뺨을 맞았죠. 이 외에도 모델 지지 하디드, 미란다 커 등이 비탈리 세디우크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기행으로 비탈리 세디우크는 방송 리포터 자리를 잃고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마리 브노리엘에 대한 반응은 엇갈립니다. 남들이 고생해서 준비한 패션쇼에 훼방을 놓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는 반면 “애초에 초대장 없이 샤넬 쇼에 들어간 게 대단하다”거나 “생각보다 잘 어울리고 자신감 넘친다”, “샤넬은 마리를 모델로 기용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댓글도 적지 않았는데요. 마리의 패션쇼 잠입 사건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