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가 하나의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소소한 용돈벌이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 억대 연봉을 얻고 있는 유튜버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전업 유튜버들 중에서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 채널을 혼자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유튜버들을 매니저처럼 관리해주는 소속사도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매니지먼트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비정상적으로 수익을 분배하거나, 말도 안 되는 계약 조항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인데요. 상대적으로 법에 둔감한 유튜버들은 이러한 점을 깨닫지 못하고, 불공정한 계약에 빠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한 유튜버의 계약 조항은 ‘노예 계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죠. 연예인 소속사보다 더 복잡하다는 1인 미디어 기획사의 계약 조항은 과연 어떨까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MCN은 무엇을 하는 회사일까?

MCN은 Multi Channel Network의 줄임말로, 쉽게 말해 유튜버의 소속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는 MCN 산업을 유튜브 채널과 제휴한 사업자로서, 디지털 저작권 관리와 수익화, 판매, 크리에이터 협업, 시청자 개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 명시하고 있죠. 대표적으로 다이아 TV와 트레저헌터, 비디오 빌리지, 샌드 박스 등이 있습니다.

혼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보면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운영을 위한 장비를 구비하거나, 편집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죠. 또한 BGM, 이미지 등을 삽입하려면 저작권 이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특정 MCN 기업에 소속된다면 복잡한 과정을 줄여 채널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겠죠.

출처 유튜브 ‘제이제이’

실제 MCN과 계약을 맺은 유튜버들에 따르면, 보통 수익 배분은 6:4부터 9:1까지 다양하게 이뤄진다고 합니다. 콘텐츠 창작은 전적으로 유튜버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튜버들에게 더 많은 수익이 주어지게 되죠. 6:4 수익 분배처럼 MCN이 수익을 많이 가져갈 때는 이에 상응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편집자 비용은 물론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 타 유튜버나 연예인과의 협업 등을 최대한으로 지원해줍니다. 지원 정도, 유튜버의 기존 인지도 등에 따라 수익 배분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불공정 계약에 불을 지핀 유튜버 ‘덕자’사건

출처 유튜브 ‘덕자전성시대’

유튜버와 MCN 기업 간의 계약 논란이 불거지게 된 건 ‘덕자전성시대’ 채널을 운영 중인 덕자 때문이었습니다. 덕자는 자신의 채널에 갑작스러운 마지막 영상을 올렸고, 울먹이는 그녀의 모습에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습니다. 실시간 검색어에 덕자의 이름이 올라갈 정도로 화제가 되었죠. 이 영상을 본 팬들은 소속 MCN 회사와의 계약 논란 때문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유튜브 ‘정배우’

이후 유튜버 정배우를 통해 해당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덕자가 맺은 계약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수익은 5:5로 배분되며, 계약이 만료된 후에는 계정이 회수되는 것이 조건이었죠. 만약 이를 불이행할 시 위약금으로 1억 원이 청구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덕자가 소속되어 있는 MCN 기업과 계약을 맺었던 다른 유튜버 역시 부당함을 호소하다 법적 공방까지 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출처 유튜브 ‘정배우’

덕자 역시 생방송을 통해 불공정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회사에 댄스 학원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편집자 비용 역시 덕자의 수입으로 지불되고 있었습니다. 30만 구독자 기념 팬미팅 역시 이뤄지지 않았죠. 여기에 회사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터인 턱형이 덕자를 고소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졌습니다. 결국 덕자는 해당 방송을 끝으로 크리에이터 생활을 접는다고 선언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계약이 맞을까?

계약 조항이 논란이 되면서 수많은 변호사 유튜버가 덕자를 돕기 위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로이어 프렌즈, 킴킴변호사, 안변 tv 등이 계약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 객관적인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변호사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공통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꽤 많았는데요.

먼저 문제가 된 MCN 회사에서 진행한 명예훼손 건입니다. 이들은 덕자의 영상을 통한 이미지 훼손과 각종 악플들을 증거로 덕자를 고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보통신망법상 덕자의 영상은 명예훼손에 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영상은 단순히 계약 내용에 관한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사실 관계를 말한 뒤에 부차적으로 상대를 비방했다고 할지라도 비방에 속하지 않죠. 따라서 명예 훼손 죄가 성립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의견들을 보였습니다.

계약 역시 불공정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회사는 덕자를 지원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MCN 기업의 표준 계약서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통상적으로 도출될 수 있는 MCN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권리만 취하고자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죠. 덕자 역시 회사가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녹취록과 메신저를 증거로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 불이행에 성립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큽니다.

채널 소유권의 이전과 위약금 역시 불공정합니다. 덕자의 영상에 따르면, 계약 당시 덕자는 계약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계약을 진행하던 유튜버 ‘턱형’은 계약서는 그저 형식에 불과하다고만 설명하며 사인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해당 조항은 약관규제법에 따라 효력을 주장할 수 없죠. 계약에 대한 고지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조항은 효력이 없게 됩니다.

그러나 계약의 전부를 무효로 하는 건 사실상 힘들 수 있습니다. 회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덕자가 이미 계약서에 서명을 한 상태이기 때문이죠. 또한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데 있어서 입증 책임은 모두 덕자에게 있습니다. 계약과 관련된 기록에 대해 이미 충분한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한 덕자이기에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주목됩니다.

덕자의 계약이 논란이 되면서, MCN 기업 계약에도 새로운 기준 정립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연예인처럼 큰 인기를 누리고 이를 관리하는 소속사까지 있지만, 정작 계약서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과거 연예계 노예 계약서와 다를 바가 없죠. 물론 서로에게 윈윈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계약서를 갖춘 회사도 많습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표준 계약서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면, 앞으로 이런 논란이 또 발생할지도 모르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법적으로도 충분한 기준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