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경규 씨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골프와 영화, 낚시와 쿵후를 좋아하고 우슈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죠. 이런 취미와 특기가 사업으로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 중 몇몇은 빛을 보았고, 몇몇은 그러지 못했죠. 요식업 분야에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최근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치킨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오늘은 이경규 씨가 본업 외에 도전한 사업에는 무엇이 있는지, 또 성공과 실패의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포기할 수 없는 꿈, 영화


평소 이소룡의 팬으로 쿵후, 우슈 등 다양한 무술을 익혀온 이경규 씨는 코미디언으로서 인기가 절정을 달리던 1992년, 액션 영화 ‘복수혈전’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경규 씨가 기획, 각본, 연출을 맡았음은 물론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까지 해 큰 화제가 되었죠. 홍콩 액션 영화 스타일로 풀어낸 이 영화는 그러나 처참히 실패하고 마는데요. 액션은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이경규 씨가 스크린에 등장할 때마다 평소 그의 코믹한 이미지에 익숙한 관객들의 몰입이 깨어지고 말았던 것이죠. 또한 당시 기준으로서도 딱딱하고 작위적인 대사들 역시 흥행 참패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경규 씨의 흑역사가 된 ‘복수혈전’은 지금까지도 종종 예능에서 언급됩니다. ‘힐링캠프’에 출연한 최민식 씨는 “복수혈전 이후 나를 주연으로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말을 듣고 바로 도망갔다”고 고백해 좌중을 폭소케했죠.

복수혈전 이후에도 이경규 씨는 영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2007년 개봉한 차태현 주연의 ‘복면달호’를 기획·제작했고, 2013년 극장에 걸린 ‘전국노래자랑’의 각본을 쓰고 기획, 제작, 투자를 맡았죠. 복면달호는 다행히 손익분기점을 살짝 넘겼지만, 전국노래자랑은 같은 시기 개봉한 ‘아이언맨 3’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퓨전요리에서 귀뚜라미 먹인 닭, 압구정 김밥까지


이경규 씨가 꾸준히 도전해온 또 다른 분야는 다름 아닌 요식업입니다. 그가 오픈한 ‘이경규의 압구정 김밥’은 한동안 가맹점 800개를 거느릴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죠. 하지만 점주들이 본사에서 공급하는 재료를 쓰지 않고 더 싼 재료를 따로 구입해 사용하는 등 유통 수익을 전혀 올리지 못해 오히려 손해를 본 채로 이 사업을 정리하게 됩니다. 현재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되는 이경규의 압구정 김밥 지점은 두 군데로, 각각 관악구와 동대문구에 위치하고 있죠.

사실 이경규 씨에게 쓴맛을 보여준 사업은 압구정 김밥뿐만이 아닙니다. 닭 한 마리 칼국수와 퓨전 요리, 귀뚜라미 먹인 닭 등 2천 년대 초반에 시도한 식품 관련 사업이 계속해서 실패했죠. 이때 발생한 손실만 수십억이었다니, 타격이 어마어마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열흘 만에 50만 그릇, 믿고 먹는 면 요리


큰 손실은 입었지만, 계속된 요식업 도전 경험이 이경규 씨에게 ‘맛’에 대한 센스를 심어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11년 방영된 ‘남자의 자격’ 라면대회에서 그의 꼬꼬면이 준우승을 차지했고, 팔도에서 이 제품을 실제로 출시하면서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되는데요. 빨갛고 매운 국물이 주를 이루던 당시 라면 시장에서, 닭 육수로 깔끔하게 맛을 낸 하얀 국물 라면은 굉장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허니버터칩, 꼬북칩으로 이어지는 특정 상품 품귀 현상의 원조격이라고 할 만큼, ‘없어서 못 사 먹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되었죠. 꼬꼬면은 출시 첫 달에 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경규 씨는 로열티로 7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꼬꼬면의 인기는 잠잠하지만, 이경규 씨는 최근 방송에서 새로운 면 레시피를 내놓으며 다시금 화제를 모았습니다. 출연자들의 레시피 중 가장 훌륭한 것을 실제 편의점 메뉴로 출시하는 방송 ‘편스토랑’에서, 이경규 씨는 대만에서 직접 배워온 마장면을 선보였는데요.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후 실제로 편의점 CU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마장면은 열흘 만에 50만 그릇의 판매 기록을 세우며 제2의 꼬꼬면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이경규의 끝나지 않은 닭 사랑


귀뚜라미 먹인 닭부터 꼬꼬면까지, 성공했든 실패했든 이경규 씨가 시도한 메뉴 중에는 닭을 재료로 한 것이 많습니다. 이렇게 유별난 그의 닭 사랑은 지금까지 쭉 이어져오고 있는데요. 그는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돈치킨’의 2대 주주로, 신제품 개발과 운영 등에 직접 참여하고 있죠. 이경규 씨는 압구정 김밥 때의 경험을 발판 삼아 질 좋은 재료를 최대한 싸게 공급하고 가맹점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결과 돈치킨은 탄생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 경쟁이 치열한 치킨 시장에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게 되었죠. 최근에는 이경규 씨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허니 마라 치킨’이 출시되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돈치킨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베이징, 톈진, 베트남 호찌민, 하노이, 다낭 태국 방콕 등지에서 성황리에 영업 중이라는데요. 특히 베트남에서의 인기는 스타벅스 급으로, 50평 매장 기준 일 평균 300만 원, 월 5천만월에서 6천만 원이 벌립니다. 인건비가 한국보다 낮아 수익률도 높죠. 돈치킨은 2025년까지 국내외 총 1천 개의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돈치킨의 목표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