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일하려고 찾아간 20대 청년이 현장에서 들은 한 마디


[SAND MONEY]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고용 시장이 악화되면서 ‘비자발적 백수’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일부 기성세대들은 젊은 세대를 향해 “막노동이라도 해서 밥벌이를 해야지”라는 류의 충고를 던지기도 하지만, 육체노동 역시 막상 시작하려고 보면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얼마 전 한 청년은 실제로 관련 자격증까지 딴 뒤 노동 현장에 뛰어들고자 찾아갔는데,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며 중장비 일의 현실에 대해서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도록 하자.



과거에는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어렵지 않게 직장을 구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경우, 특히 코로나19 이후부터는 청년들의 취업이 더욱 어려워져 번듯한 직장 하나 잡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일이 되었다.

찜통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작업 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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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개인의 부족함을 지적하거나 눈을 낮추라고 말하면서 “요즘 젊은이들은 몸 편한 일만 하려고 한다”, “하물며 막노동이라도 뛰면서 돈을 벌어야지”라는 식의 말을 쉽게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일에 도전해 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황인 더욱 심각하다.

얼마 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즘 젊은이들이 노가다하기 싫어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당 글에서 캡쳐본에 담긴 한 청년은  기중기 운전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현장에 찾아갔지만 신입이 뛰어들기 어렵다는 사실만 더욱 체감하게 되었다며 자신의 실패담을 전했다.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청년은 기중기 운전기능사 자격증을 얼마 전에 따고 군대에서 전역을 했다. 그는 열심히 준비해서 딴 자격증으로 현장 일을 하고 싶은데 인터넷을 찾아봐도 방법이 잘 나와있지 않아 현장 관계자에게 충분히 양해를 구한 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문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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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청년은 관계자로부터 “바닥부터 하지 않으면 이제 일을 할 수 없어 총각”이라며 신입은 절대 시작할 수도 없는 구조라는 이야기만 듣고 문전 박대를 당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지금이라도 바닥부터 일을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라고 꿋꿋하게 답했지만 답변은 더욱 놀라웠다.


현장 관계자가 이야기해 주기로는 신입으로 들어올 경우, 선배의 기중기 차량 운행을 준비해놓고 정비까지 해서 세팅을 해놓는 등의 보조 업무를 수습 기간 1년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청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고 목소리 높여 답했지만 그가 들은 답변은 이러한 1년간의 보조 생활을 무려 ‘무급’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온갖 잡다하고 고된 보조 업무를 무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돈도 한 푼 받지 않고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청년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심지어 일을 시작할 경우 강원도와 충청도 등 전국 각지의 현장을 돌아다니며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만 그 후 일을 조금씩 받아 가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연합뉴스

현실을 접하고 충격받은 청년은 원래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 것인지 몇 군데 더 확인 전화를 해봤지만 “이렇게 안 하면 일 못한다”라는 답변만 들었다. 다만 관계자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장기간의 무급 수습 기간을 거쳐 숙련자가 되고 나면 나중에는 월 800만 원 이상의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돈이 필요했던 청년은 오랜 기간 돈도 못 받고 수습으로 시간을 보낼 여력이 되지 않아 이를 포기했다. 결국 청년이 열심히 준비해서 얻은 기중기 운전기능사 자격증은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셈이다.



청년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국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누리꾼들은 ‘저렇게 1년 이상 일하고도 버려지면 끝 아님?’, ‘막노동 관련 업종은 부모나 친척 등 인맥 덕보는 게 최고’, ‘아예 쌩노가다나 사람 부족하지 기술자격증 쥐고 하는 전문적인 막노동은 사람 골라뽑는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최근 뉴스를 보면 일반적인 사무직에 취업하는 대신, 전문 학원에 다녀 현장 기술을 배우는 청년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여 막일꾼을 낮춰 부르는 말인 ‘노가다’라는 말에 -er라는 영어 접미사를 붙인 ‘노가더’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노가더’는 막노동 일을 생업으로 삼는 청년 노동자를 일컫는 말이다.   


youtube @심사장 프로젝트

통계청의 조사 결과에서도 살펴보면 2017년 단순노동 취업자는 47만 명 수준이었지만, 2021년의 경우 59만 명가량으로 약 26%나 증가했다. 그들 중 일부는 ‘목수·인테리어업’ 등을 배우는 등 방향을 전환해 억대 연봉 이상의 고수익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 일을 하는 청년들의 경우에도 모두 높은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며 예상치 못한 애로사항으로 곤경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 청년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일의 장점만 보고 무작정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단점까지 충분히 알아본 뒤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